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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한 모든 것

그에게 언제 연락이 올까요? 재회를 바라는 분들께

by 세헤라자데69 2020. 6. 15.

연애 유튜버 중 가장 잘 나가는 채널 중 하나인 '김달' 많이들 아시죠? 저도 자주 봅니다.

김달이 자주 하는 조언 중 하나가 "헤어지세요" 인 것도 아시나요? ㅎㅎ

너무 부정적, 비관적이지 않느냐는 구독자들의 반응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저 조언 참 마음에 듭니다.

어설픈 희망고문 안기고, 사탕발림 같은 소리 하는 것보다 백배는 더 인생에 도움이 되는 말입니다.

 

간절히 재회를 바라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쳐 봅시다.

그게 남자든 여자든 재회에 미쳐 있는 상태의 사람은 왜 그런 걸까요?

정말 운명 같은, 일생일대의 사랑을 한끝 실수로 놓친 것이 너무 가슴 아파서 어떻게든 돌려놓고 싶은 그런 것일까요?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모든 작용을 다 가라앉힐 수 있다면, 그러고도 과연 계속해서 재회를 원할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하나뿐인 운명 같은 사랑은 없습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환상이지요. 그 환상 속에서 극도의 쾌감을 느끼고 짜릿한 유영을 즐기는 것입니다. 이게 나쁜 것은 절대 아니고요. 우리 삶을 그나마 살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묘약이기 때문에 잘 즐기면 좋습니다만.. 약효가 다했을 때는 다한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왜냐면 이것은 애초에 실체가 없는 것이니까요.

 

 

 

 

그 사람이 특별해서가 아닙니다.
그 사랑이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그 사람을, 그 사랑을 특별하게 점지하여 특별한 이야기를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팩폭하자면, 꼭 그사람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이 사람이라도 끝끝내 잡아야겠다?

실체 없는 두려움에 이성을 잃은 것입니다.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더 나은 사람을 못 만난다는 것도 누가 정해 놓았나요? 그냥 혼자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써놓고 불안과 불행 속으로 뛰어들어간 것입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견딜 수 있을 거 같아서 하는 안전 본능 같은 것이지요.

이런 마음의 작용이 일어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꼭 헤어나오지 못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러한 마음이 들 때, 이것의 자연스러움을 인정하되 동시에 여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음을 스스로에게 격려해 주세요.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러지 않기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모든 것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입니다.

 

이 과정을 빨리 밟을수록 극복도 더 빨리 하고, 새로운 인연도 더 잘 만나는 성숙한 사랑을 하게 됩니다.

 

과도한 의미 부여와 과도한 몰입은 나를 더 피폐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 안에서 허우적대며 감상에 빠지는 것 자체를 즐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진심으로 그것이 더 즐겁다면 그렇게 하세요. 다만 나와 더 잘 맞는, 더 행복하고 벅차오르는 경험을 안겨 줄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은 그만큼 뒤로 미뤄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재회를 미치도록 바라는 여러분이 현재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물론 두말 할 것도 없이.. 상대의 연락을 받는 것이겠죠?

 

조금 김이 빠질 수도 있지만... 높은 확률로 헤어지고 나서 상대의 연락은 오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낫습니다.

 

남자, 여자의 경우가 달라질 수 있어서 이 글에서는 여자분이 읽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여자들이 이런 글을 클릭할 가능성이 훨씬 높으니까요.

 

일반화는 어렵지만 많은 경우, 남자가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는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이것은 딜레마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우리의 뇌가 재회하란 명령을 내려놓아서 거기에 따르고는 있지만, 괜찮은 남자일 경우 오히려 연락을 못 하고 안 괜찮은 남자일수록 연락을 하기 때문이죠.
연락이 와도 안 와도 힘든 상황인 게 보이시죠? 결국 정답은 재회포기라는 결론에 이르실 겁니다.

흔히 나를 너무 사랑해서 못 잊어서 연락할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생각이라기보다 그냥 희망이죠.

이건 오히려 반대라고 봅니다.

 

나를 정말 사랑했던 남자라면, 헤어지고 오히려 연락을 못 합니다.

 

왜냐면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원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그것을 주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미안함 또한 느끼며, 자신의 감정을 앞세워 나를 붙잡기보다 자기보다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고 더 사랑해 줄 수 있는 남자가 나를 챙겨주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나요?

 

모든 헤어짐에는 결국 이유가 있습니다. 갑자기 헤어졌든 오래 쌓인 것이 터졌든 간에 관계를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과실 비율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남자 쪽의 과실이 더 큽니다. 이건 관계가 지속될수록 남자 쪽이 자원 투입을 줄여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남자가 여자에게 너~무 잘하고 있는데 그 커플이 깨질 확률은 잘 없다 이런 말입니다. 여자 입장에서 안전이 검증된 남자를 애정이 약간 식었다고 막 쉽게 버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남자가 웬만큼만 하면 그 관계는 무난히 지속이 됩니다.

 

따라서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어떤 평범한 커플이 헤어짐을 맞았다면 사실 남자 쪽이 잘못을 더 많이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자들이 잘못했다고 자책하는 것을 까놓고 보면 대부분 남자의 과실을 '쿨하게 눈감아주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자기가 잘못을 했다고 여길 정도입니다. 이건 정말 정신 차리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남자 쪽이 조금 더 이별의 원인을 제공한 상황에서, 그나마 이성적이고 정신머리가 제대로이고, 또한 여자를 사랑하고 생각하는 남자라면 염치가 있을 겁니다. 웬만해서는 다시 연락할 엄두를 못 낸다는 말입니다. 자기가 한 짓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그걸 인지라도 하는 제 정신인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성숙하다면 자신은 여자를 너무 다시 보고 싶고 안고 싶더라도, 꾹 참을 겁니다. 본인에게 이 여자가 과분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거든요.

 

그런데 만약 남자의 인성이 생각보다 별로라면? 나를 아주 사랑해서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기보다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기에 바쁘다면? 높은 확률로 다시 연락이 올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마지막에 여자가 너무 매달려서 본인의 가치를 많이 깎지 않았을 경우에 공백기를 가지면 가능한 부분이긴 합니다. 아무튼 다시 연락은 올 것이나 그 이유가 찝찝하다는 것이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나오는 남편들이 딱 이런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이들은 드라마 속 인물이라 극단적으로 그려진 것이긴 하나 맥은 비슷합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이태오는 이혼한 뒤에도 본처에게 갖은 이유를 들며 껄떡대고, 손제혁은 반복된 바람을 피우다 이혼할 위기에 처하자 갑자기 각성한듯 아내에게 잘해주기 시작합니다.

 

특히 손제혁의 경우 4주 조정기간 별거할 때 수시로 찾아오고 연락하며 환심을 사려고 하죠? 여자는 여기에 못 이긴 척 재결합을 허락하고요. 근데 이건 손제혁이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소유물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런 자기 감정만을 우선시하는 유아적 태도로 봐야 합니다. 사실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수년 동안 고예림은 손제혁의 바람기로 크나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자신이 안긴 점을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 수정 또한 하지 못한 사람의 조그만 그릇이 일관적으로 드러날뿐입니다. 그나마 고예림을 정말 사랑했거나, 생각해주려 했다면 고예림이 이혼을 결심했을 때 하루라도 빨리 놔 줬어야 합니다. 너는 나보다 나은 남자를 만날 자격이 있어 라고 말이죠.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재회를 생각하며 남자가 연락을 하는 케이스는 여자들의 솜사탕 같은 낭만적 바람과 달리 더 큰 상처를 안길 시작이 될 위험이 큽니다. 기억하세요. 드라마와 영화는 현실이 아닙니다. 현실의 팍팍함을 달래기 위해 일종의 '마약'처럼 우리의 판타지를 집대성해 놓은 장르입니다. 드라마에서 본 걸 현실에서 어쭙잖게 적용하려다가는 정말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방금 하나 또 생각났는데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남주 츠네오가 조제를 떠날 때 했던 혼잣말 기억하시나요?


'조제는 헤어지고 다시 연락할 만한 여자가 아니다' 라고 하죠. 왜? 남자가 조제를 진심으로 사랑했거든요. 가볍게라도 연락할 엄두가 나지 않는 진지함이었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거, 여자들이 사랑하는 남자한테 원하는 거 아닌가요? 근데도 계속 구남친 연락이 올까 기다리시겠어요? 그러면 안되겠죠 이성적으로?!

 

당신이 여자라면, 그리고 명백히 당신의 과실로 그 관계가 깨어진 것이 아니라면 이별을 축복으로 받아들이세요. 사실 당신도 알고 있었잖아요? 애써 외면했을 뿐. 그저 올 것이 왔다는 것을요. 전혀 예상치 못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요. 그러니 차라리 별 탈 없이 헤어짐이 완수된 이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음 스텝을 밟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 당신 자신을 위한 건강한 길입니다.

 

더 나은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 이런 마음이 드는 것 자체는 절대 한심한 것이 아니며,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만 동시에 이것 역시 환상의 연장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상 사랑에 대해, 남녀관계에 대해 우리가 보고 듣고 배운 것은 거의 모두가 판타지입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을 선택하면 되는 일입니다. 지레 먼저 포기해 놓고, 그 길을 미처 다 가보지 않은 채로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여 백스텝을 밟고 나중에 후회할 선택을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나의 선택입니다. 내가 그러고 싶다면 그러고, 그러고 싶지 않다면 그러지 않기로 담담히 선택하세요.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그저 내가 택하고, 그 길을 뒤돌아보지 말고 가면 됩니다.

 

결혼 적령기니 여자 나이 서른이면 급해질 나이라느니 하는 세간의 고정관념, 편견으로부터도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내가 겁내는 것이 많고, 신경쓰는 것이 많아질수록 나의 선택지는 제한되며 결국 점점 더 나의 행복을 제약하는 선택을 비이성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굳이 그래주지 마세요. 누구 좋으라고 하는 결정인가요?

 

사실 이런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죠. '내가 그만큼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두려움. 나의 매력에 대한 불확신과 자신감 상실. 이런 것들이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내가 마땅히 가져야 할 것보다 적은 것에서 만족하고 멈추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걸 극복하기란 역시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것이 좋겠죠. 내 인생의 질을 좌우할 테니까요.

 

나 자신을 충분히 매순간 업그레이드 해 가면서, 내가 택할 상대방 역시 그렇게 적극적인 자세로 급을 올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뒤로 가는 선택을 하지 마시고, 앞으로만 나아가고 위로만 올라가세요. 나의 매력과 멘탈 관리를 꾸준히 해야만 가능한 싸움입니다. 이것은 인생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복불복 같아 보여도 모든 건 다 나의 그릇만큼 주어집니다. 주체적으로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내심 그의 연락을 계속 기다리고 있는 당신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 역시 때때로 감성적인 밤이면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그 상태를 최대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관찰하려고 합니다. 아, 내가 지금 이러이러한 상태로구나.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 그랬냐는듯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쏟은 눈물이 한 바가지는 족히 될 것 같긴 하지만요.

 

그러나 어느덧 알게 된 것이라면, 연락하지 않는 구남친과 재회로 이어지지 않는 예전 연애가 얼마나 축복인가 하는 점입니다. 정신승리라고 한다면 그 또한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소신 있게 얘기할게요. 우리 인생은 결국 앞으로 나아가라고, 조금이라도 더 발전된 모습으로 살라고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걸 늦추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럼 그만큼 역경이 더 찾아오게 됩니다. 발전하라는 애초의 목적에 반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요.

 

그래서 저는 저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않은 많은 남자들이 이제는 오히려 고맙고, 또한 그런 이들을 만났던 제가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적어도 그렇게 찌질한 놈은 없었구나, 혹은 나를 아주 쉽게만 본 놈은 없었구나, 그래도 나의 행복을 빌어줄 만한 그릇은 갖추었구나, 최소한의 염치와 양심은 있는 놈들을 만났구나 하고 말입니다.

 

아마 기를 쓰고 재회를 했더라도 그 모든 상대들과의 다시 시작된 관계가 그리 행복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언제나 저는 그 다음 연애에서 만족도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지요. 이말은 구질구질하게 연애를 이어가지 않았던 전남친들에게 결국은 제가 더 감사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더 매달리지 않아서 새로운 사람과의 인연을 그만큼 신속히 시작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건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된 깨달음입니다.

 

때때로 감상에 빠지더라도, 혼자 있는 방 안에서 어둠 속에서 잠깐,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청승을 떨다가 잠드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진 말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충분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니까요. 이렇게라도 뻑뻑해진 핏줄기에 눈물 한 방울 윤활유를 떨어뜨려 주는 건 나쁘지 않죠. 근데 약속합시다. 딱 여기까지만 하기로요.

 

모든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분들의 마음에 위로를 드립니다. 그리고 확신합니다. 결국 당신은 괜찮아질 것이고, 더 예쁘고 깊은 사랑은 언제든지 찾아온다는 것을요. 단, 당신이 그것을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그러니 힘내세요! 👊


오늘의 한문장입니다.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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